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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집합예절교육, 이것이 국가의 수준이다
전재학 2019-03-19 14:25 조회 101

  요즈음 새 학년이 되면서 각 급 학교에서는 학생대상으로 집합행사가 빈번하다. 학생들은 늘 그렇듯이 모이면 왁자지껄, 온통 수다가 한창이다. 할 말이 그리 많은 건 그만큼 세상에 호기심이 많고 느끼고 생각하는 바가 많아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도 모른다. ‘애늙은이처럼 말도 없이 점잔을 떠는 청소년이라면 오히려 비정상이라 할 것이다. 활기찬 청소년과 그들의 몸짓, 아우성을 보는 것은 일견 희망적이기도 하다. 학교의 곳곳에서 그들의 목소리가 살아있고 공기를 가르는 음성이 하늘로 차고 오르는 것을 청소년들의 호연지기의 근거로 삼고 싶다. 하지만 교육의 현장에서 이 모든 것을 긍정적인 현상으로만 바라보지 못함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학교에 따라 학생들의 집합예절 교육 상태가 큰 차이를 보인다. 남녀 단성학교, 또는 남녀 공학교와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등 학력수준의 정도에 따라 집합예절의 상황이 다르다. 오죽하면 학교에 처음 오는 사람도 학생들의 집합예절을 보아 그 학교의 수준을 판단해도 크게 무리는 아니다. 그만큼 학교별 특성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것은 국가 수준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일전에 필자가 경주의 어느 호텔에서 숙박하고 현관을 나설 때 호텔의 넓은 로비에서 한 무리의 학생들이 모여 지도교사를 앞에 두고 질서정연하게 경청하는 상황을 목격했다. 어찌나 질서 있고 정숙한지 다시 쳐다보면서 어느 학교인지 알고 싶어졌다. 일종의 직업적 행동반응이랄까. 그 학생들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온 고등학생들이었다. 과연 선진국의 학생답다는 생각과 함께 오늘날의 우리 학생들과 상대적으로 비교하면서 왜 그리 마음이 편치 않은지 한동안 씁쓸함을 억눌러야만 했다. 모이기만 하면 가히 난장판 식으로 교육의 부재를 드러내는 우리 학생들과는 수준이 달랐다. 부끄러웠다.

  매년 2, 3월은 학교에서 방학식이나 입학식, 이임(부임, 퇴임)식 등 다양한 행사가 거행되고 있다. 학생들이 모이면 마이크를 잡은 지도교사는 목소리가 한 옥타브 높아지고 행사장 입구부터 들려오는 육성은 아름답지 못하다. 그만큼 질서와 정숙을 지도하기가 어렵다는 반증이다. 그래서 학생집합교육에서는 경험이 많은 유능한 교사가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식순에 따라 국민의례가 되어 애국가를 제창하거나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실시할 때 여기저기서 떠드는 소리가 멈추지 않고 심지어는 애국가를 부를 때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는 학생들이 눈에 띈다. 손에 휴대폰을 잡고서 말이다. 생각해 보라. 이런 모습이 언제부턴가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모이면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중간 중간에 교사가 지나치면서 지도를 하지만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 옆에서 보면 부글부글 화가 치솟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이런 모습을 다수의 눈이 주시하는 교실 밖 행사장에서 조차 목격한다면 교실 안 모습은 어떨지 짐작이 가지 않는가. 이렇게 우리의 교육현장은 질서가 무너지고 예절의 기초가 망가져 간다. 그것을 보고도 한없이 참아야 하는 교사들의 존재감은 처참하다. 어찌하여 이런 상태까지 되었을까. 교육자로서 한없이 부끄럽고 직업적 자긍심이 무너져 내린다.

 물론 위에서 밝힌 것처럼 학교에 따라서 사정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점차 보편화되어 가는 학생들의 무질서와 무개념의 행동이 학교라는 교육기관에서 버젓이 행사되고 있음을 우리는 가슴 아파해야 한다. 무엇보다 교사집단이 가장 큰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교육적 한계에 부딪히는 교사에게 그 탓을 돌릴 수만도 없다. 이런 사실에 우리는 모두가 책임을 통감하고 강력한 학생지도권을 인정하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예절교육 및 민주시민교육에 강도를 높여할 할 시점이다. 우리의 학생 집합예절교육, 이것이 국가의 수준이다.

<기고자>

전재학(제물포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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