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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교육

박제훈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7년 04월 19일 수요일 제11면

박제훈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jpg
▲ 박제훈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대선주자들마다 4차 산업혁명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정확한 정의는 아직 없는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을 공론화하는 데에 기여한 사람이 다보스포럼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이다. 그에 따르면 21세기 시작과 동시에 출현했으며 유비쿼터스 모바일 인터넷, 더 저렴하면서 작고 강력해진 센서,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이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이다. 혹자는 4차 혁명은 20세기 중반 이후 시작된 디지털혁명의 연장선으로 지금의 변화가 과대 평가됐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우리 삶에 줄지 명확하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나는 4차 산업혁명을 초지능과 초연결 그리고 초수명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과학기술혁명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 변화는 디지털 혁명의 연장선에 있는 부분도 있지만 여타의 다른 분야 특히 생명과학과 의학의 새로운 발전에 기초한 인간 수명의 획기적 연장과 연결되면서 과거의 과학기술혁명과는 차원이 다른 인간 삶의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과거의 모든 과학기술혁명이 인간의 삶에 많은 영향과 변화를 주어왔지만 지금의 변화처럼 인간이 100세를 넘어 상당 기간 장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되면서 인간이 그야말로 신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생명의 탄생과 연장 문제까지 통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인간 수명의 연장이나 생명의 탄생 또는 조작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이는 혁명이라고까지는 부를 수 없는 변화이다. 현재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세 정도까지는 연장되고 있지만 획기적인 수준까지 연장되기까지는 아직 10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직 인류가 초수명 사회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현재의 4차 산업혁명이 아직 진정한 혁명으로 피부에 와 닿지 않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초지능 사회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어느 누구도 현재 명확한 답을 할 수 없겠지만 인간의 감성과 윤리 도덕심 등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들까지도 인공지능이 대체한다면 이는 인간이 새로운 생명체인 또 다른 유형의 인간을 창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초연결사회는 어쩌면 새로운 혁명의 시대에 우리 인류로 하여금 무엇을 해야 할지 나름 명확한 길을 제시해준다. 과거의 과학기술혁명은 서양의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라는 문명 사조를 배경으로 하여 개인의 창의와 이기심에 기초한 경쟁이 핵심 작동기제였다. 하지만 이제는 경쟁보다는 협력, 이기심보다는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주요 작동기제가 되는 새로운 과학기술혁명 패러다임이 대두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핵심 작동원리는 경쟁과 재산권이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공유경제는 이러한 자본주의의 핵심 원리와 모순된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은 우리로 하여금 수많은 도전 과제를 제시해 주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시급한 도전과제는 교육개혁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교육개혁의 방향에 대한 작금의 국내외 논의 현황을 보면 한심한 수준이다. 대부분 기존의 IT나 디지털 교육 특히 코딩 등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조하는 차원에 머물고 있다. 작금의 새로운 혁명이 교육에 제기하는 과제는 훨씬 근본적이다.

향후 10년이나 20년 후 기존의 거의 모든 직업군이 사라질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교육 분야가 선제적으로 근본적이고 혁명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변화의 방향은 현재로서는 다음 몇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가장 핵심 요소인 감성과 윤리를 강조하는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이러한 교육을 받지 못한 인간이 양산될 때 미래 인류사회는 그야말로 인공지능과 로봇에 통제를 받는 하급 인간사회가 될 것이다. 둘째, 남과 더불어 살아 갈 수 있는 협력적이고 배려심 깊은 인간을 교육해야 한다. 포스트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이기적이고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인간은 경제생활에서 승자가 될 수 없으며 자신과 더불어 우리 사회 전체를 패자로 만들 뿐이다. 셋째는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 등 학문영역을 초월하는 융합적이고 통섭적인 교육이 어려서부터 시작돼야 하고 기존의 학과로 나누어진 대학 교육 시스템의 전면적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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