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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정상외교가 남긴 안보기상예보

장순희 청운대 교수/문화안보연구원 이사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2월 14일 수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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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순희 청운대 교수

지난 9일 역사적인 평창동계올림픽이 성대하게 개막됐다.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 후로 30년 만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해서 치르는 것이니 온 국민의 감회가 남다르다 할 것이다. 평창올림픽이 말이 평화올림픽이지 정상외교를 포함해 숨가쁜 각국 외교의 각축장이었다. 우선 남북한과 주변국들의 외교적 스탠스를 성찰해보면 개회식 전후로 치열한 외교의 전투현장이었다.

 9일에는 펜스 부통령이 평택 2함대사령부를 찾아 2010년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폭침된 천안함과 2002년 연평해전에서 피습당한 참수리357정을 살펴본 뒤 대북 경계심을 강조했다. 이 의미는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북정책은 동계올림픽 해빙무드와는 별개의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특히 9일 개막식 당일 벌어진 펜스 부통령의 리셉션에 늦게 참석했다가 5분 만에 퇴장한 것은 문 대통령의 자연스러운 미북 대화를 유도하고자 했던 의도를 외면한 것으로 해석된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대표단에게 미국이 북핵문제에 대해 과거와 다르게 다룰 것임을 현장외면을 통해 경고한 것인 만큼 미국의 대북 강경기조를 읽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올림픽 이후 미국의 외교적인 수읽기에 착오가 없어야 한다.

 반면에 일본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위안부·북핵·한미연합연습’으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가 위안부 합의에 대해 국가 간 합의를 전제로 불가역적인 이행을 말하자 문 대통령이 단호하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한국민이 수용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북핵에 대한 아베의 불필요한 훈수에도 남북대화와 비핵화 대응이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아베가 올림픽 후 연기된 ‘키 리졸브(Key-Resolve)연습’을 해야 한다는 말에는 문 대통령이 내정간섭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하니 대체로 아베에게 밀리지 않은 결과로 분석된다.

 개막식 정상외교전의 포커스는 역시 북한대표단이었다. 김영남보다는 김여정 특사가 그 핵심인물로 그녀의 방한 56시간은 매우 의미심장한 바가 있다. 10일 청와대 접견 시 김여정이 ‘김정은의 친서’를 전하며 특사 자격으로 왔다고 말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오찬 분위기에서는 다양한 대화 속에도 뼈 있는 말이 오고갔을 것이다. 물론 친서의 내용은 아무도 알 수 없다. 향후 문 대통령의 행보에서 감지할 수 있을 것이지만 북한이 이렇게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점을 보면 내부적 위기감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김여정은 문 대통령에게 방북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유연하게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며 조건을 달았으나 방북 의사가 있음을 전한 것이다. 향후 남북대화가 어느 방향으로 갈 지에 대해 초미의 관심이 기울여질 것이다. 그러나 ‘방북을 위한 방북은 안 된다’는 것이 국민적 여론인 점에서 ‘비핵화 논의’를 전제한 방북이어야 한다. 특히 식물회담으로 전락한 북핵 6자회담 같은 남북고위급회담이 되어서는 안되고, 북미회담도 주선하려다가 지연전술에 다시 걸려들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매번 우리 대통령이 방북하는데 이번에는 서울로 방문하라고 공식 요청하는 것도 필요하다.

 최근에 김정은 정권은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와 압박 그리고 미국에 의한 외교적 봉쇄에 당황하고 있는 점이 감지되고 있다. 그것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10차례나 중복적으로 강화됐고, 특히 중국의 동참으로 경유 송유와 금융거래, 수출선박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서 차단됐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른 제재 후유증이 김정은에게 불안감을 준 것으로 예견된다. 중국 대북 소식통에 의하면 김정은의 비밀자금이 핵·미사일 개발비로 쓰이면서 바닥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자금의 고갈은 내부 통치의 불만으로 표면화될 경우에는 김정은 정권 위기로 비화될 수도 있다. 유엔안보리 제재와 압박을 절대로 풀어서는 안된다.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조성된 남북 긴장완화와 대화국면은 국내외적으로 반신반의라는게 중론이다. 북한은 올림픽을 이용해 내부 주민동요를 막고, 선전선동에 이용하고 다시 없던 일로 한다면 그 상투적인 도발에 전 세계가 실망할 것이다. 그때는 미국을 중심으로 군사옵션의 명분을 주게 돼 미북 간 군사충돌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분명한 사실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더 이상 대화와 협상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 예상된다. 미국은 비핵화를 거부하면 정권교체(regime change)를 목표로 참수작전(decapitation operations)도 시행할 준비를 이미 마친 것으로 안다. 따라서 평양의 선택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올림픽 기간이 전쟁전야는 아닌지 한반도 안보 기상예보를 잘 성찰해야 한다. 한반도는 지금 전쟁의 개연성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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