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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천안함 충혼탑과 민주평통 기관지

김사연 수필가/인천문인협회 이사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6월 22일 금요일 제11면

▲ 김사연 수필가

지난 15일, 인천문인협회는 1박 2일 일정으로 백령도 문학세미나를 가졌다. 지난해는 덕적도를 다녀왔다. 해마다 섬 기행을 했지만 세월호 사건 이후 배를 타기 두려워 행사에 참여한 것은 작년부터였다. 게다가 백령도는 서해 5도인 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 중 하나이기에 언제 북한으로부터 포탄이 날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남북회담과 북미회담 덕분에 이번엔 마음 놓고 다녀올 수 있었다. 백령도는 10여 년 전 인화회 조별 모임으로 다녀온 적이 있다. 당시엔 너울성 파도와 뱃멀미에 시달렸고 바닷속 어망이 쾌속정 스크루 날개에 감겼다며 바다 가운데서 한참 동안을 멈춰서 있기도 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여러 대의 화물차까지 실을 수 있는 ‘하모니플라워’ 대형 쾌속정은 3시간 50분 만에 승객들을 백령도에 내려놓았다.

 특히 인천시민에 한해 뱃삯의 90%를 할인해준 인천시의 정책에 승객들은 고마움을 느꼈다. 중국 어선들이 유유히 조업을 하고 있는 황해도 장산곶 앞바다를 바로 눈앞에 두고 있는 백령도는 위도상으로 개성보다 훨씬 북쪽에 위치해 있어 관광지라기보다 안보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하는 섬이다.

 8년 전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서남방 마을 전방 2.5㎞ 해역인 유화리 바다에서 해군 772함인 천안함이 피격돼 40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당시 두 동강 난 천안함의 함미는 바다 속에서 동쪽으로 떠내려 와 마을 앞 1.5㎞ 지점에서, 함수는 동쪽으로 더 떠내려와 마을 앞 2.5㎞ 지점에서 인양됐다. 참혹한 현장이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에 세워진 충혼탑을 찾은 45명의 인천문협 회원 일행은 흰 국화를 헌화하고 고개 숙여 46용사들의 명복을 빌었다.

충혼탑 바닥 중앙엔 향불 대신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이 가늘고 긴 숨을 토하며 46 용사들의 영혼을 달래고 있다. 참배객의 가슴을 안쓰러움으로 저미게 하는 것은 실종된 6명 용사의 시신을 지금까지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6년 전, 민주평통자문위원 일원으로 평택 해군 제2사령부 내 전시된 천안함을 참관했을 때, 혹시나 산화한 6명 용사들의 흔적과 영혼이 종잇장처럼 찢겨진 선체 이곳저곳에 묻어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당시 한, 미, 영, 호주, 캐나다 등 5개국 전문가 73명으로 구성된 민·군 합동조사단은 2개월에 걸쳐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천안함 어뢰공격에 북한의 소형 잠수함이 동원됐고, 북한에서 제조한 고성능 폭약 250kg 규모의 CHT-02D 수중어뢰 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효과에 의해 선체가 절단돼 침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종북주의자들은 미국 핵잠수함의 충돌설, 한국 해군이 부설해 놓은 기뢰 폭발설, 천안함의 탄약창 유폭설·엔진 폭발설·가스실 폭발설·암초 좌초설 등 억지 주장을 서슴지 않았다.

 백령도 여행을 마치고 귀가해 신문을 펼쳐보니 이번엔 민주평통 기관지 ‘통일시대’ 6월호에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윤태룡 교수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글을 기고해 46용사들의 원혼과 내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그는 ‘때가 되면 천안함 사건도 반드시 재조사해 진실을 규명하고, 만일 그 결과 엉뚱한 누명을 씌운 것이 밝혀지면 남측은 북측에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북한의 대변인인지 남한의 교수인지 신분이 의심스럽다. 이러다가는 한국전쟁이 김일성의 남침이 아닌 남한의 북침이라는 억지 주장도 펴지 않을까 걱정이다.

1988년에 설립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평화통일 정책에 관한 국내외 여론 수렴, 국민적 합의 도출, 범민족적 의지와 역량을 결집시키고 대통령에 자문·건의하는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으로 대통령이 당연직 의장을 맡고 있다. 김정은의 비위를 맞추려 아부하는 교수나 이런 글을 대통령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평통 기관지에 게재한 관계자의 한심한 작태는 천안함 46용사들을 또 한 번 죽인 만행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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