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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망 허술하니 의료 면허 빌리면 그만

[혈세먹는 요양병원] 상.사무장 병원에 줄줄 새는 혈세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2019년 05월 27일 월요일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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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장병원 폐해 심각 (CG) /사진 = 연합뉴스
의사나 약사가 아닌 사람이 면허를 빌려 병원이나 약국을 운영하는 일명 ‘사무장 병원·약국’의 폐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적발돼도 수사가 오래 걸리는 탓에 이 틈을 타 교묘히 법망을 빠져나간다.

이로 인해 진료비 차단이 지연되고, 사무장 병원 운영자가 재산을 은닉하거나 명의를 바꾸면서 국민과 정부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고 있다.

본보는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내 사무장 병원의 실태와 문제점,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의료면허가 없는 A씨는 2009년 11월 용인시에서 C의료재단을, 2011년 11월 인천시에서 D의료재단을 설립했다. 해당 의료재단 이사장으로는 자신의 아내와 남동생을 각각 앉히고, 경영지원과장에는 자신의 아들을 인사발령했다. 더욱이 A씨는 해당 의료재단 명의로 속칭 ‘사무장 병원’ 4곳을 차린 뒤 가족 및 고용된 직원들을 법인 이사진으로 구성해 형식적인 이사회 운영 등으로 법인을 사유화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요양병원에서 올린 수익금 수십억 원을 개인 생활비와 부동산 취득 등 용도로 사용하거나 자신이 설립한 또 다른 법인 운영자금으로 유용했다.

A씨는 2009년 1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E씨 등 환자 46명에게 상급병실 요금을 2배로 부풀리거나 허위로 기타통증치료를 받은 것처럼 진료비 영수증을 발급하기도 했다. 이 환자들은 발급받은 허위 영수증을 각 보험사에 청구해 10억 원 상당의 실손보험금을 받아 챙겼다.

A씨가 2008년 1월부터 수도권에서 사무장 병원 6곳을 운영하면서 약 10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로 받아 챙긴 금액은 430억 원 상당에 달했다.

이처럼 비의료인이 의료인의 면허를 빌려 병원이나 약국을 운영하는 사무장 병원·면대 약국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러한 불법 개설 기관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제대로 된 의료인력이나 시설을 갖추지 않은 채 의료행위를 일삼기 때문에 의료서비스 질 저하, 과잉 진료, 건강보험 재정 누수 등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 있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적발된 사무장 병원과 면대 약국 수가 1천531곳에 이른다. 이 기간 환수 결정된 요양급여 비용은 총 2조5천490억4천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도내에서는 2918년 한 해에만 32곳이 적발돼 5천848억1천660만 원을 환수 조치했다.

현행법상 불법인 사무장 병원은 비의료인이 의료인을 대리 원장으로 내세워 운영하는 병원을 일컫는다. 병원은 의료법상 의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등만 개설할 수 있다.

이들이 사무장 병원이 불법인 줄 알면서도 차리는 이유는 느슨한 당국의 감시 속에 국민 세금으로 지원되는 요양급여와 건강보험료를 막대하게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무장 병원은 갈수록 운영 수법이 은밀·지능화되면서 정부와 수사기관에서 적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 관계자는 "사무장 병원 등 불법 개설 기관이 이 땅에 발 디딜 수 없도록 수사에 필요한 인력 및 전문성을 강화해 근절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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