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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놀음’이 되지 않으려면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2019년 08월 08일 목요일 제10면

인천지역 내 학교 가운데 절반 가량이 탈의실이 없다. 인천시교육청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역 내 학교 초·중·고·특수학교 506곳 가운데 230곳(45.5%)에 탈의실이 없었다.

 초등학교는 전체 246곳 중 133곳(54.1%), 중학교는 126곳 중 44곳(34.9%), 고등학교는 125곳 중 47곳(37.6%), 특수학교는 9곳 중 6곳(66.7%)에 탈의실이 없었다.

 교육부는 지난달 학교에 학생 탈의실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도교육청에 예산을 지원해 오는 2021년 상반기까지 전국의 모든 중·고등학교에 학생 탈의실을 100%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학교 한 곳당 탈의실을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500만 원 정도다.

 학생 탈의실 설치는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 학생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된다. 실제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탈의실이 없는 학교에서는 커튼이나 청소도구함 뒤 또는 화장실에서 체육복을 갈아입고 있었다.

 교육부가 방침을 세웠으니 학교는 빈 공간을 찾아 탈의실을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유휴교실을 탈의실로 꾸미거나, 공간이 부족한 경우 칸막이형 탈의실 등을 놓는 방법이다.

 그러나 탈의실 설치만이 능사는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탈의실로 활용할 유휴교실의 위치가 체육활동을 하는 다목적강당과 멀리 떨어져 있다면 당연히 활용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단순히 유휴교실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탈의실을 만들겠다가 아닌, 다각도로 고민하고 논의한 뒤 탈의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탈의실이 있는 학교에 대해서도 학생들이 잘 이용하고 있는지, 이용하지 않는다면 왜 그런지, 또 이용하는 데 있어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 있다면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고등학교 학생 탈의실 100% 설치가 ‘숫자 놀음’이 되지 않도록, 더 나아가 100% 설치를 넘어 100% 활용이 가능하도록 좀 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조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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