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이 말하고 싶은 지방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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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이 말하고 싶은 지방분권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 회장/전 인천시교육위원회의장
  • 기호일보
  • 승인 2019.10.23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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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 회장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 회장

이젠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다니다 보니 구태여 버스나 택시를 타기보다 부족한 운동량 채운다고 웬만한 거리는 걷고, 가까운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소위 말하는 ‘지공대사’가 바로 나인지 모르겠다. 당당히 앉아가는 경로석이 낯설지 않고 당연히 내 자리처럼 고마움을 잊은 채, 서있는 젊은이에게 미안하지 않을 정도로 어르신 티를 내면서도 ‘나도 젊었을 때는 그렇게 서 있었소’라고 말하고 싶다 생각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거리를 나누고 싶지만, 대부분의 지하철 젊은이는 휴대전화에 정신을 놓고 있어 감히 말 걸기도 힘들다. 

하지만 한가한 낮 시간에 지하철 풍경은 또 다른 모습이어서 많은 어르신들이 등산용 백을 메고 타면서 지하철 안은 시대상을 반영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이 튀어 나온다. 친구나 가정사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시대상의 변화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치 이야기가 나오면서 정권 초기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된 내용을 듣게 된다. 요즘에는 정규 TV에 정리된 정치 내용보다 이면을 다루는, 지상파 방송 내용과 비슷한 가십이 많다. 특히 어르신이 많이 모이는 복지관이나 회관 등 대중 시설에 TV 방송 화면은 늘 이런 케이블 방송으로 채널이 고정된 것 같다. 전부 얼굴이 긴장되어 있고, 일부는 혓바닥을 차기도 하며 시선을 놓지 않는다. 전에는 그런대로 정규TV 프로그램에서 오락이나 흥을 돋우는 재미난 화면이 많았으나, 이젠 그보다 현실 세계를 보는 화면으로 가끔 누가 채널이라도 돌릴라 치면 즉각적인 항의가 들어오고 어느 땐 싸우려 들기도 한다. 

대통령을 자신들이 뽑았지만 마치 하찮은 친구 이름 부르듯 하기도 하고, 심지어 앞뒤에 욕이 섞인 단어가 이어질 땐 정말 난감할 때도 있다. 어쩌면 그것이 개방된 민주사회의 다른 면이지만 가슴이 답답하다. 중앙 정부에 대한 외교, 경제 등 문제로 내가 사는 인천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었으나, 일부 지역 수돗물 문제나 지하도 상권 문제가 부각되면서 점차 시정에 대한 이야기도 불거져 나올 때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시장이 화면에 얼굴을 비추며 이런 저런 사정을 띄우지만 그 뒤에 공무원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요즘엔 민원 문제를 제기할 때 듣는 자세보다 자기방어로 말문을 막는다고 하면서 가끔 지자체별 공무원 민원 업무태도를 비교하기도 할 때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더욱이 일부 공무원의 도를 넘는 일탈된 권한 행사를 이야기할 때는 나도 역시 그런 비슷한 경험에서 씁쓰름하다. 

필자는 성장기에 생활이 어려워서 참 이사를 많이 했다. 하인천 북성동 해안가에서부터 율목동 골목, 쑥골, 그리고 수도국산 등과 인천기계공고 앞 단독주택 그리고 석남동 거북시장 근처 등으로, 이제 연수동으로 이사 와서도 선학동으로 동춘동 아파트로 이사했으나, 전세 혹은 매입으로 집 한 채 장만하기 위해 정년 퇴임 때까지 숨차도록 다녔다. 특히 어렵게 생활을 일구는 시장 상인이거나 힘든 날품을 팔던 사람들 가운데 노후대책으로 지하상가를 구해 근근이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이들이 바뀌어진 시정으로 또다시 지하상가 점유권 문제로 근심이 태산 같다는 걱정을 듣게 됐고, 나름대로 인천 상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기고를 모 일간지 8월 7일자에 실었으나 다음 날 신문사이트에서 로그인이 안돼 이리 저리 알아보니 시 공무원 전화 한 통으로 링크를 내리게 됐다고 한다. 물론 신문사 자체 정리로 12일 링크가 다시 돼 다행으로, 시가 되돌리려고 한 보이지 않는 사려 깊은 주민사랑이 돋보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어설픈 접근이 아쉬웠다. 

지방 분권자치는 시와 공무원의 권력 자치가 아니라 지역에 맞는 시민을 위한 생활복지 지원을 위한 자치인데 참 난감하다. 군림하지 않고 도와주는 배려 깊은 공무원으로 우리 옆에 서주길 바란다. 누가 완장을 채워줬는가. 기고 내용이 틀리면 정정보도하도록 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절차를 모를 리 없는데 힘없는 서민이 편하게 다가가 눈 맞추고 조용히 말소리 낼 수 있는 지방 분권자치의 소중한 진심을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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