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떠오르네 진리의 단·짠·맵·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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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떠오르네 진리의 단·짠·맵·칼
4. 중화요리점 ‘양주 덕화원’ <完>
  • 김재학 기자
  • 승인 2019.12.19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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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덕화원 외부 전경.
양주 덕화원 외부 전경.

자영업자 절반 이상이 3년을 못 넘기고 폐업을 선언하는 시대다. 지역을 불문하고 추억이 서린 가게, 전통이 있는 식당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양주시 덕정동에 위치한 ‘덕화원’은 지역민들에게는 추억의 맛집으로 기억이 머무는 곳이다. 1967년 문을 연 이래 3대째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세월을 바탕으로 쌓인 꾸준한 맛과 서비스에 손님들의 발길도 한결같다. 

 특히 신선한 재료를 공수해 꾸준한 맛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탕수육은 차별화된 소스와 조리법으로 타지에서도 소문을 듣고 찾아올 정도다. 2010년과 2019년 양주지역 모범음식점으로 선정되며 높은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덕화원의 역사는 194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화교 출신인 제1대 손성영·장영란 부부는 인천에서 중국음식점 문을 열었다. 이후 춘천을 거쳐 1967년 양주 덕정역 앞 골목상권에 자리를 옮겨 터를 잡았다.

양주 덕화원 간판과 백년가게 인증패.
양주 덕화원 간판과 백년가게 인증패.

 그러나 인구도 적고 상권도 활성화되지 않아 성공 가능성이 희박했다. 당시 이곳은 군부대 말고는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대도시로 성장한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된 곳이었다. 골목상권의 상가 간판도 수없이 내렸다 올리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뚝심으로 골목상권을 굳건히 지켜온 건 덕화원 간판뿐이었다. 현재는 아들인 2대 손덕수(67)대표와 손자인 3대 손무륭(38)사장이 함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손무륭 사장은 "52년 동안 지역에서 손님들에게 많은 도움과 사랑을 받았다. 마음껏 퍼주려고 장사한다. 이젠 나눔으로 보답하려고 한다"며 "맨 처음 할머니가 장사를 시작할 때, 그 마음가짐인 ‘후한 인심’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유행보다는 전통적으로

 덕화원은 전통을 원칙으로 창업할 때부터 내려오는 요리법을 그대로 전수 중이다. 최근 들어 중화요리도 젊은 세대의 입맛에 따라 굴소스나 마라, 양고기 등 다양한 식재료와 구성으로 신메뉴가 많이 나오지만 시대의 흐름 보다는 전통성 있는 요리를 추구하고 있다.

3대 대표인 손무륭(왼쪽) 대표가 어머니와 함께 '백년 가게' 인증서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3대 대표인 손무륭(왼쪽) 대표가 어머니와 함께 '백년 가게' 인증서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덕화원의 대표 메뉴는 양파·호박 등의 채소와 해삼·오징어·새우 등의 해산물을 센 불에서 춘장에 볶아 낸 짜장 소스와 자가 제면한 면발이 함께 제공되는 ‘삼선 간짜장’이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소스는 탱글탱글한 면발을 코팅하듯이 감싸며 감칠맛을 한껏 살려 준다. 달짝지근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인 소스는 넉넉하게 들어있는 해산물을 씹는 맛을 더해 준다. 고명으로 올려진 반숙 달걀을 톡 터트리면 녹진한 맛을 즐길 수도 있다. 

 돼지고기 등심에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긴 후 레몬, 설탕, 식초로 새콤달콤한 맛을 낸 소스를 끼얹어 나오는 ‘탕수육’도 인기 메뉴다. 주문과 동시에 튀겨 나오는 탕수육은 남다른 빠삭함과 촉촉하게 살아있는 육즙이 매력적이다. 짬뽕은 기본적으로 생강과 마늘을 사용해 알싸하며 개운한 뒷맛을 줘 옛 추억의 맛을 생각나게 한다.

 손 대표는 "시대 변화에 따라 요리법을 변화시킬 수도 있지만, 그 무엇보다 신선한 재료를 기본으로 메뉴와 전통적 조리법 그리고 선대의 개업정신을 유지하며 고수할 때 전통의 근간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이어 "전통적인 조리법을 바탕으로 좀 더 나은 건강식이 되도록 하는 게 내가 하는 일의 보람이기도 하다. 좋은 식재료를 선택하고 재료를 아끼려고 하지 말자는 것이 우리집의 원칙이다"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옛날 방식 그대로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아무리 힘들고 귀찮아도 손수 면을 뽑고, 직접 소스를 만드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손 대표는 "항상 준비돼 있는 사람이고 싶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면 어떤 재료라도 자신 있게 조리해서 손님에게 먹는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가게를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았다는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지만 배우고 공부해서 앞으로 더욱 노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홀에서 식사하는 손님들.
홀에서 식사하는 손님들.

# ‘단골과의 약속’

3대 대표인 손무륭(왼쪽) 대표가 어머니와 함께 '백년 가게' 인증서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3대 대표인 손무륭(왼쪽) 대표가 어머니와 함께 '백년 가게' 인증서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덕화원은 52년의 긴 역사와 함께 한 단골손님도 아주 많다. 짜장면을 먹던 어린이는 어느덧 아버지가 돼 가족들과 함께 덕화원을 찾아 과거를 회상하기도 한다.

 몇 해 전부터 수많은 방송국과 언론매체로부터 인터뷰 출연 요청을 받은 손 대표는 그때마다 정중히 사양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혹시나 유명세로 인해 그동안 찾아준 단골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유명세를 타게 되면 그만큼 바빠져 기존 고객들에게 소홀히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특히 대를 이어 찾아주는 손님께 고마움을 느끼고 나니 가게에 대한 책임감이 따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덕화원’이 여기까지 올 수 있던 장수 비결이다"라며 "더 성장하기 위해 수많은 매체 홍보와 마케팅보다는 기존 단골에게 집중하며 소홀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보다 더 유명해지기도, 장사가 더 크게 잘 되기도 원하지 않는다. 그저 항상 꾸준히 찾아주시는 분들을 위해 한결같이 장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덕화원은 단골과의 약속을 지켜가면서 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활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특히 양주는 지역 특성상 군부대가 많기 때문에 고생하는 군인들을 위해 평일 외출 군 장병과 자원봉사자에겐 항시 할인된 가격(500원)으로 음식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손 대표는 "부모님께서 쌓아오신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전통의 맛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며 "그동안 손님들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만큼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로 최고의 맛으로 보답하겠다"고 향후 목표를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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