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과 미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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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과 미래 사회
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02.18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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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인천 송도신도시 H 아웃렛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년간 이후 송도는 유령도시가 되다." 

최근 일간지 신문에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에 인천 송도가 들어가자 송도 신도시는 그 많던 군중이 썰물처럼 쓸려가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뉴스 보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연일 무시무시한 소식과 함께 보도된 발원지 우한시의 모습은 그야말로 바이러스 공포 영화에서와 다름없다.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설마 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 전 세계가 거의 재앙수준이 돼 버린 것이다. 

그럼 이번 역병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냥 전염병이라고 피하기보다 가능한 미래를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아마도 연 이은 역병과 급격히 발달한 정보화로 미래는 지금과 사뭇 다른 세상이 될 가능성이 많다. 일테면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듯이 말이다. 이미 보도에서 보듯 마트, 시장, 백화점. 음식점을 비롯 각종 여행지까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한결같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번 바이러스가 올 여름까지 지속된다고 하니 사태가 상당한 기간 지속되겠지만 회복된다 해도 이들 시장은 앞으로도 크게 위축될 듯싶다. 

당연히 시장에 못 가니 인터넷 쇼핑몰에 몰릴 수밖에 없다. 지난 28일자 보도를 보면 새벽 신선식품 배송을 하는 마켓컬리는 연일 조기마감을 하고 있고 쿠팡은 일일배송 건수가 330만이라고 하는데, 이는 전달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수치라고 한다. 역병 덕에 택배회사나 인터넷 쇼핑몰은 그야말로 대박을 맞이한 것이다. 더구나 음식 배달 주문도 폭주하고 있다니 배달음식이 안전하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대면 활동보다는 집에 갖혀 첨단 정보화 기기에만 의존한다면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아마도 생각이 필요없는 세상을 가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니콜라스 카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정보기기 사용으로 사람들의 사고 기능이 퇴화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개인들이 거대한 기계의 부품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노래방기기가 나온 뒤로는 노래가사를 잊게 됐고, 내비게이션 기기로 생각 없이 운전하게 됐다. 바둑도 사람보다 낫지 않은가? 이제는 기계가 생각마저도 대신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생각이 많지 않다면 모든 것이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 남을 이해하거나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고가 필요하고 이 또한 힘든 일이다. 

차라리 복잡한 것을 멀리하게 될 것이고 생각하기보다는 편한 것을 찾으려 할 것이다. 멀리서도 말고 카톡의 짧은 글에 익숙한 우리를 보면 알 수가 있다. 그렇다면 고립되고 생각을 뺏긴 개인들이 만들어 내는 사회는 어떨 것인가?  아마 점차 분화되고 더욱 화합하기 어려운 사회가 될 가능성이 많다. 인터넷 특징 중에 하나는 정보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선택적으로 정보를 취하다 보니 생각은 편협적이기 쉽고, 이 생각은 점차 확신과 믿음으로 종국에서는 종교화되기 마련이다.  

근사한 예로 최근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며칠 전 지인이 푸념하길 정치에 관한 자기 생각을 페이스북에 올려놨더니 오랜 친구가 자기 생각과 다르다며 친구관계를 끊더라는 것이다. SNS 하게 되면 흔히 겪는 경우이다. 이처럼 인터넷 공간에서는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그룹을 형성하게 되고 생각이 다른 그룹과는 배타적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극한에 이르면 종교전쟁처럼 되는 것이다. 지난번 나라를 두 동강낸 조국사태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서로 대면을 하지 않으니 경청하고 이해하는 미덕이 있을 수가 없는 노릇이다. 

이렇듯 모든 개인들이 네트워크로만 연결되고 사회가 끝없이 분화된다면 결국은 국가의 의미도 퇴색하게 된다. 국가는 우리를 외적으로부터 보호하고 재산을 지키는 기관이다. 세상의 모든 개인이 상호 연결돼 생활이 이뤄진다면 외부의 적이 있을 턱이 없으며 일개 국가가 네크워크의 모든 개인을 통제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또한 우리를 하나로 만드는 민족이라는 개념도 근대 이후에 나온 것이고 권력의 창출이나 유지를 위해 고안된 환상일 뿐이다. 

그렇게 되어 국가체계도 무너지게 된다면 이러한 네트워크 사회를 관리하는 새로운 권력이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구글은 창업 초기에 자신들의 비전으로 구굴국(國)을 제시한 적이 있었다. 이 구굴국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수용하고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 세계 도서관의 책을 스캔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유튜브를 통해 모든 동영상을 축척하고 있다. 쉽게 말해 전 세계의 지식을 지배하겠다는 의미이고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갖겠다는 것이다. 섬뜩하지만 초등학생도 검색을 유튜브로 한다니 전혀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또한 역병으로 가속화된 첨단 정보화로 인해 현재 우리가 이룩하고 있는 문명이 새로운 시대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역사미래학자 유발하라리는 「호모데우스」에서 앞으로 바이오 기술과 첨단 정보기술 발달로 인류는 인간의 몸에서 해방되고 이런 정보기술이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한다고 예시하고 있다.  이쯤 되면 정말 공상과학 영화가 따로 없다.  

분명 우리는 문명의 전환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근래 들어 몇 차례 겪고 있는 역병 소동과 정신 없이 발전하고 있는 정보기술은 이를 더욱 가속화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정말 누구의 수사대로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어떻게 대처하고 적응해야 하는가는 결국 우리 인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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