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지원과 유효수요 창출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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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 지원과 유효수요 창출에 집중해야
  • 기호일보
  • 승인 2020.03.30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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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은행이 ‘한국판 양적완화’라는 비상 처방을 단행했다. 자금시장 경색을 막고, 도산 위기에 몰린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4월에서 6월까지 환매조건부증권(RP)을 무제한 매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미흡하다는 의견이 많다. 미 연준은 3월에만 두 차례에 걸쳐 1.5%P 인하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만들었다. 무제한에 가까운 양적완화는 물론 회사채·기업어음 매입까지 실시 중이다. 반면 한은은 기준금리를 0.5%P 인하(연 0.75%)하고, 양적완화도 제한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렇게 약하고 느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번 경기 침체는 공급 역할을 담당한 제조업 및 소상공인에게 특히나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돈을 퍼붓는 건 답이 될 수 없다. 금번 위기의 본질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성이다. 코로나19가 경제주체들의 ‘합리적 기대’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백신과 치료제가 공급되면 자연스레 원상복귀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 전까지가 중요하다. 긴급하고 비용효과성이 높은 정책부터 우선 순위에 따라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재화의 흐름이 새나가지 않도록 ‘경제의 둑’도 단단히 해야 한다. 수출 지원, 외국인투자 확대 같은 ‘외부유입은 증가시키고’, 해외여행이나 수입 자제 등 ‘외부유출은 감소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용정책도 바꿔야 한다. 질 낮은 단기 알바 확대보다는 실질임금을 올리고, 중산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유효수요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는 친시장·친기업 정책으로 투자가 늘어날 때 가능하다.

최근 들어 재난기본소득도 유효수요 정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재난소득은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의 유효수요는 부에 정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빈곤층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여유 계층에 대한 현금지원은 (이미 지불할 의사가 있는) 생활비를 절약시킬 뿐 유효수요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증세 부작용, 일할 의지의 감소까지 고려하면 득보다 실이 크다. 따라서 투트랙 전략으로 가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혈세를 낭비하지 않는 정밀타격형 핀셋 지원, 장기적으로는 유효수요를 창출하는 정책을 펼쳐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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