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변해도 ‘자치분권’ 뚝심은 불변… 새길 향해 전진 또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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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 변해도 ‘자치분권’ 뚝심은 불변… 새길 향해 전진 또 전진
1. ‘휴먼시티 수원’에서 ‘모두를 위한 나라’까지
  • 박종대 기자
  • 승인 2020.03.30
  • 2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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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은 수원시 지방자치사(史)에서 한 획을 긋는 해였다. 전통적으로 보수의 도시로 알려진 수원시에서 야당 출신의 시장 후보가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 심재인 후보를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당선되는 진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그 화제의 주인공이 바로 염태영 시장이다.

염 시장의 시정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자치분권’이다. 그에게 시민들이 ‘수원시 최초의 3선(選) 시장’이란 기록을 달게 해 준 2018년 6월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염 시장이 내세웠던 핵심 공약은 ‘수원특례시 실현’이다. 이는 마지막 시장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염 시장의 지방자치 철학이 집대성된 산물이다. 민선5·6기를 거치면서 중앙집권적 정치구조로 인해 기초자치단체에서 거주하는 시민들이 불가피하게 입어야 하는 피해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나올 수 있는 공약이었다.

본보는 2010년 ‘휴먼시티 수원’을 시정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출범한 민선5기 염태영호(號)가 지난 10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수원특례시’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어떻게 마련해 왔는지 총 8차례에 걸쳐 되짚어 보고 시정 성과를 소개해 본다.  <편집자 주>

2016년 행안부의 지방재정 개편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염태영 시장이 전국투어를 나선 모습.
2016년 행안부의 지방재정 개편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염태영 시장이 전국투어를 나선 모습.

# 사람이 반가운 휴먼시티 수원

염 시장은 시쳇말로 ‘본투비(Born to Be)’ 수원사람이다. 1960년 수원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마치고 당시 수원에 캠퍼스가 위치했던 서울대학교 농화학과를 나왔다. 이후 대기업 몇 군데와 환경단체를 비롯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비서관으로 근무하기도 했지만, ‘수원’이란 동네는 그의 생애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마음의 안식처와 다름없는 곳이다.

이런 그가 2010년 6월 민선5기 수원시장으로 당선돼 시청에 첫 입성하고 첫 번째로 시민들에게 공개한 시정 구호는 ‘사람이 반갑습니다. 휴먼시티 수원’이었다. 환경운동가 출신으로 콘크리트 중심의 행정을 지양하고 사람을 살리는 시정을 펼쳐 나겠다는 그의 야심찬 포부가 담긴 메시지였다.

지방재정 개편 반발 기자회견·단식농성을 이어가는 염시장.
지방재정 개편 반발 기자회견·단식농성을 이어가는 염시장.

이를 엿볼 수 있는 상징적인 예로 염 시장은 당선 직후 시민을 섬기고 좋은 시장이 되겠다는 각오를 담아 기존에 사용하던 인수위원회 명칭도 ‘좋은시장 취임준비위원회’로 바꿨다. 

인수위 시절 서호생태수자원센터(하수종말처리장)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곳에 건설 예정인 파3 골프장 사업을 재검토하도록 지시한 일화도 유명하다. 염 시장은 시민들의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은 채 이뤄진 골프장 건설을 보류하고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공청회 등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시민친화시설로 변경하도록 했다.

취임 이후에도 그는 시정 곳곳에 관(官) 중심이 아닌 시민이 주축이 되는 주민참여형 제도를 심었다. 각종 사업이나 공약사항 등과 관련해 공청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고 적극 반영했다.

민선4기에 형식적으로 존재했던 주민참여예산제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수원시주민참여예산조례 개정안의 새로운 뼈대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부서별 투자사업과 주민 관심사업 등에 대한 사업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확대해 주민이 직접 예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 염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 ‘자치분권’

수원 토박이인 염 시장은 일명 ‘자치분권 전도사’로 불린다. 123만 인구수를 자랑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기초자치단체장인 그가 지방자치에 큰 관심을 갖게 된 데는 연유가 있다. 도시가 팽창하면서 광역시급으로 행정수요가 늘어났지만 중앙집권적 정책으로 인해 시민들에게 보다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를 겪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민선5기 염태영 시장 취임에 따른 타종식이 진행되고 있다.
민선5기 염태영 시장 취임에 따른 타종식이 진행되고 있다.

수원시는 인구수가 123만 명에 달해 광역자치단체인 울산시 인구 114만 명보다 9만 명이나 많지만 획일적인 지방자치제도로 인해 불합리한 행·재정상 피해를 입고 있다. 단적으로 2018년 기준 수원시 공무원은 2천987명, 공무원 1인당 주민 수는 415.2명, 예산은 2조7천293억 원이다. 반면 울산시 공무원은 6천66명, 공무원 1인당 주민 수는 195.4명, 예산은 5조8천618억 원이다.

행안부가 2016년 지방재정 개편을 추진할 때는 평소 지방자치를 강조하던 염 시장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그는 박근혜정부 하에서 자칫 지방정부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정책에 대해 가장 맨 앞에서 부당성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지자체 규모에 따라 감액 규모가 다르겠지만 수원시는 이 개편안이 시행되면 1천800억 원의 세수가 줄어들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기도 했다. 다른 도시도 세수 감소에 따른 위기에 봉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염 시장은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 등 전국 투어를 하면서 각 자치단체장과 만나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안 부당성을 알리며 저지 동참을 호소하는 한편, 지방재정 확충 해법 찾기를 함께 모색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산하 복지대타협특별위원회 출범식.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산하 복지대타협특별위원회 출범식.

중앙정부와의 예산 2라운드 격돌은 이어졌다. 이번에는 중앙·지방정부 간 복지사업 영역을 재정립하고, 지방정부 현금복지 정책을 재검토하는 데 앞장섰다.

이를 위해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전국협의회) 산하 복지대타협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전국협의회는 국내 226개 기초자치단체장이 가입한 조직으로 자치와 분권, 정부 간 협력과 조정을 수행해 오고 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문재인정권으로 바뀌면서 여당 소속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이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지방분권 강화를 향한 그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호생태수자원센터 현안지역을 찾은 염시장.
서호생태수자원센터 현안지역을 찾은 염시장.

# 모두를 위한 나라

염 시장은 2018년 3월 경기대학교 수원캠퍼스 텔레컨벤션센터에서 에세이집 「모두를 위한 나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는 이 책의 서문에서 ‘모두를 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 질문의 대답으로 이렇게 적었다. ‘나는 한 번도 수원시장이라는 자리를 다음을 위한 디딤대로 생각하지 않았다. (중략) 125만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행정은 무엇의 주변이나 무엇의 부분으로 취급받아선 안 된다.’ 척박한 한국 민주주의 정치사에서 사실상 개척이나 다름없었던 ‘자치분권’이란 가시밭길을 걸어가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장의 결기가 느껴지는 답변이었다.

염 시장은 서문의 말미에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바로 지방정부의 중심이 되는 수원이다. 분권 개혁의 나침반이자 대한민국의 미래 설계자로 수원의 역할을 그렸다.

그는 2010년 수원시장에 취임한 후 같은 해 대도시시장협의회 회장, 2012년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 공동의장, 2014년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에 이어 지난해부터 대표회장으로서 지방분권 운동과 지방정부 혁신에 앞장서 왔다.

정부 지방재정 건전화 방안 진단 긴급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정부 지방재정 건전화 방안 진단 긴급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ICLEI(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 글로벌 집행위원, CityNet(아시아태평양 도시협력체) 집행위원, OECD 챔피언시장연합 회원, 세계화장실협회 회장에 선출돼 도시외교의 지평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 적은 것처럼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서도 자치분권 선진 도시로서 수원의 위상을 드높이며 새로운 길을 향해 전진해 나아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국회 통과는 반드시 이뤄 내야 할 과제다. 지방자치법이 생기고 30여 년 만에 추진되는 것으로, 현재 지방자치제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이를 위해 염 시장은 지난달 4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국회 통과를 위한 4개 대도시 시장·국회의원 간담회’를 열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31년 만에 제출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서 꼭 통과돼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4개 도시가 힘을 모으고 있다"며 "지역 국회의원들도 적극 참여해 특례시를 포함한 지방자치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 이뤄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수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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