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순간이 될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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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순간이 될 15일
  • 박종대 기자
  • 승인 2020.04.06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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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때 수원시에서 제작한 광고 한 편이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인생 최고의 순간이 될 15일을 만들어 보세요’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편지글 형식의 광고다.

"우리는 어쩌면 너무 바쁘게만 살았는지도 모릅니다. 경쟁에만 몰두하고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면서 나를 돌볼 새도 없었습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은 미루고 ‘그 사람은 어차피 나를 이해할 거야’라는 막연한 기대로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냈는지도 모릅니다."

망치로 뒤통수 한 대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외출 자제령이 내려지고 그동안 익숙했던 생활패턴이 깨지면서 슬슬 짜증이 올라오던 시점이다. 이 문안을 보는 순간 속마음을 들킨 사람처럼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결혼 전에는 부모님에게, 지금의 아내와 새로운 가정을 꾸린 뒤에는 사회 생활로 바쁘다는 핑계를 입버릇처럼 대면서 가족들에게 소홀했던 내 자신이 떠올랐다.

코로나19는 10여년 동안 사회부 기자로 경험했던 사건을 통틀어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유형의 재난이다.

도내에서 발생한 강력범죄와 재난 및 대형사고를 숱하게 취재했지만 이번처럼 시민의 삶을 송두리째 탈바꿈시킨 적은 없었다.

매일 쏟아지는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전해주는 뉴스와 방송을 보면 ‘과연 이게 현실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기이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위로이며 격려다. 그리고 이는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절실한 때 내 곁에 있는 소중한 가족과 나눠야 하는 감정이다.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는 ‘인생 최고의 순간이 될 15일을 만들어 보세요’라는 카피 문구의 광고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앞으로의 15일이 당신의 인생 최고의 한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평상시 가족과 소원했나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오늘 저녁 퇴근 후에는 나란히 식탁에 둘러앉아 가족과 함께 마음의 온기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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