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회복하는 부평 ‘캠프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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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회복하는 부평 ‘캠프마켓’
이의중 건축재생공방 대표
  • 기호일보
  • 승인 2020.04.08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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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중 건축재생공방 대표
이의중 건축재생공방 대표

어느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즈음, 시간이 잠시 멈춘 것 같지만 유유히 벚꽃을 피워내는 계절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갈 희망을 갖게 한다. 부평의 미군기지 ‘캠프마켓’은 일본군의 군수공장인 조병창이 1939년 조성됐던 자리로 해방 후 이곳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약 80년간 우리 일상과는 거리가 멀고 상상하기 어려운 공간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한미연합의 토지관리계획에 의해 2019년 12월 11일 타 기지 3개소와 함께 대한민국 영토로 반환됐고, 2022년 ‘역사문화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시민의 일상공간이 돼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국방부는 2단계에 걸쳐 반환되는 캠프마켓(면적:44만㎡)에 대한 토양오염 정화작업을 추진하고 있고 인천시는 역사가 있는 녹지·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부지 내에 대한 구체적 활용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위한 용역을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평구와 市·區 산하 여러 공공기관에서 캠프마켓과 관련해 각자 계획과 관련사업을 추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캠프마켓’은 지금까지 부평이라는 도시에 많은 영감을 줬고 여러 형태의 사업으로 표출돼 왔다. 미군부대 앞 기지촌 클럽문화를 테마로 음악도시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문화도시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조금은 결이 다르지만 최근에는 인천시 음악활동 지원의 거점인 음악창작소가 캠프마켓 일부 시설을 활용하는 계획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부평의 도시 정체성에 대한 논란과 잇달아 철거되는 사라지는 도시·건축자산 보전의 미온한 태도에 시민이 공감하는 캠프마켓의 방향과 지역 활성화에 대한 우려 섞인 기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부평의 도시형성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중일전쟁을 계기로 한반도는 전시체제에 돌입하고 1938년 조선총독부의 경인 시가지 계획을 시작으로 수도 경성과 항만과 철도 시설을 갖춘 인천을 잇는 평야지대에 군수물자 생산을 위한 공업단지를 조성하게 된다. 기계를 제작하던 히로나카상공(1942년 미쓰비시 인수)을 비롯해 자동차, 섬유, 제강, 금속, 정유 등 기계·화학 분야의 중공업 공장들이 들어서게 된다. 

여기에 중일전쟁은 태평양전쟁으로 번지며 군수물자 수요가 급증하고 자연스럽게 노동자들이 전국의 각지에서 모여들게 된다. 1935년 인구 7천 명에 불과했던 농촌마을은 1943년에 인구 8만 명이 되면서 10배 이상 증가했고 늘어난 인구 수용을 위해 공장지대 외곽으로 노동자 사택과 경인기업주식회사, 조선영단주식회사 등에서 공급하는 주택단지들이 들어서게 된다. 뒤이어 각종 도시기반 시설과 극장, 금융기관들이 들어서면서 부평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조선 최대의 공업도시로 변해간다. 

부평은 도시형성 특성상 수도권 근대산업의 형성체계와 공업도시 집단주택 흔적이 다수 분포한 상당히 흥미로운 도시이다. 이미 이를 주제로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으며 학술대회나 전문가 의견을 통해 지역의 도시·건축자산의 보전과 활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반영되지는 못하고 있다. 도시 중심에 미군부대는 도시의 상상력을 가로막았고 아파트 개발에서 소외됐던 열악한 주거환경은 지역자산을 논하기에 거리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캠프마켓’ 반환으로 비로소 온전히 도시 전체를 고민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됐다. 이번 기회는 끊어졌던 도시를 연결해 작동시키고 부평이 갖는 도시의 가치를 찾아 미래로 이어갈 초석을 돼야 할 것이다. 도시가 고유의 매력을 갖고 다양한 사람들이 오랫동안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면 우리가 기대하는 문화도시는 우리가 기다리는 일상이 돼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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