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법 전면개정안 실현 위해 국회 문 끝까지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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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법 전면개정안 실현 위해 국회 문 끝까지 두드린다
4. ‘특례시’ 도약 잰걸음
  • 박종대 기자
  • 승인 2020.05.29
  • 2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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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제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상정도 되지 못하면서 자동 폐기됐다.

이 개정안은 1988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이후 32년 만의 전면 개정으로, 지방자치 환경 변화를 반영하고 주민 중심의 자치분권 실현을 추구하는 내용이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들은 우리나라의 열악한 지방자치 여건 속에서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코로나19 확산 때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 운영 등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전국 시장·군수·구청장들은 20대 국회가 문을 닫기 전 자치분권 도약의 열망을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기를 그 누구보다 간절히 염원했다.

이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21대 국회로 공이 넘어갔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과 시민들은 새롭게 개원하는 21대 국회가 지방자치 현장에 부응하고 절실히 요구되는 제도 개선을 반드시 이루기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편집자 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제5차 공동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지방자치법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제공>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제5차 공동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지방자치법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제공>

 # 물거품된 ‘지방분권 도약의 노력’

이번 전부개정안은 2018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 국민투표가 여야 간 갈등으로 인해 국회 표결이 무산된 이후 ‘개헌을 전제하지 않는’ 지방분권의 추진 방안을 모색하려고 같은 해 9월 발표됐다.

특히 대통령, 지방 4대 협의체, 국회 여야가 추천한 위원들로 구성된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역대 노무현·이명박·박근혜정부부터 현재 문재인정부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충분한 논의를 거쳐 만들어진 자치분권 의제들을 담은 것으로, 2019년 3월 29일 정부법안으로 국회에 발의됐다.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 ▶주민주권 원칙 강화 ▶자치단체 자치권 확대 ▶자치단체 투명성 및 책임성 제고 ▶중앙·지방 협력관계 정립 및 사무 수행 능률성 강화 등으로 구분된다.

‘주민주권 원칙 강화’는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 정책 결정 및 집행 과정에 참여하도록 정했으며, 이러한 차원에서 지방자치법 목적 규정에도 ‘주민자치’ 개념을 심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지방자치가 풀뿌리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주민이 빠진 채 관(官) 중심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읍면동 단위 주민참여기구인 주민자치회 구성·운영 근거, 자치단체의 행·재정적 지원규정 근거도 마련했다.

그런데 법안은 국회에서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가 2019년 11월 14일, 법안이 상정된 지 8개월 만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 심사소위원회에 상정돼 일독하는 데 그쳤다.

그동안 228명의 시장·군수·구청장들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국회 통과를 위해 국회에 수차례 촉구하고, 지방 4대 협의체장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건의문을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 또 각종 토론회 및 세미나 개최,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지방 4대 협의체 회원인 483명의 서명을 받아 ‘촉구 서명부’를 국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수원형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과제와 전망’ 기획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수원형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과제와 전망’ 기획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열악한 지방자치 현실

현행 지방자치법 시행령은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의 사무 특례가 규정돼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행·재정적 능력 및 산업구조의 특성, 인구 규모에 따른 특성 등을 실질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높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법에 명시된 특별·광역·특별자치시, 도·특별자치도, 시군구 등 8개 구조를 개선해 지방자치단체의 종류에 ‘특례시’라는 100만 명 이상 도시의 카테고리를 신설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의 100만 명 이상 대도시 가운데 특례시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곳은 수원시다.

1960년대부터 경기도청 소재지로서 지방행정의 중심지였던 수원시는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전국 기초단체 최초로 인구수 100만 명을 돌파한 이래 지금까지 ‘전국 최대 규모의 기초단체’라는 타이틀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 매탄 및 영통지구를 비롯해 정자 및 천천지구 준공, 광교신도시 및 호매실지구 조성 등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면서 꾸준히 인구가 증가해 왔다. 올 4월 말 기준 인구수 123만2천617명이 등록돼 있어 광역시급 도시 규모를 갖췄다.

문제는 이 같은 사정과 달리 지방자치 첫 시행 때부터 적용받던 기준이 그대로 이어져 오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광역행정 수요에 대한 신속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시는 인구수가 123만 명에 달해 광역단체인 울산시 인구 118만 명보다 5만 명이나 많지만 획일적인 지방자치제도로 인해 행·재정상 비효율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단적으로 시 공무원은 2천987명, 공무원 1인당 주민 수는 415.2명, 올 예산은 2조7천293억 원이다. 반면 울산시 공무원은 6천66명, 공무원 1인당 주민 수는 195.4명, 올 예산은 5조8천618억 원이다. 도시 규모는 광역단체급에 속하지만 광역단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무원 수·예산 등에서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염태영 수원시장 등 기초지자체장들이 지방자치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 무산된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 등 기초지자체장들이 지방자치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 무산된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21대 국회 최우선 해결 과제로 삼아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전국협의회)는 지난 1월 자치분권과 재정분권의 4월 총선 공약화를 추진했다. 더 나아가 올 총선을 계기로 지방분권형 개헌의 불씨를 살리고,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폐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전국협의회는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과 지방이양일괄법 등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뒷받침할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긴밀한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처리를 외면하면서 이러한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당초 전국협의회는 2단계 시군구 재정분권을 위해 기초세인 지방소득세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건의하기로 했다. 지방소득세율을 현행 10%에서 20%로 인상할 경우 2017년 결산 기준으로 14조 원의 추가 세수를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자치구 보통교부세 직접교부 도입을 검토해 열악한 재정을 확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중앙-광역-기초 간 재정문제를 실질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재정 거버넌스 체계 구축도 추진키로 했다.

지속가능한 복지체계를 위한 중앙-광역-기초 간 합리적 역할 분담을 제안하는 ‘복지대타협 제안문’도 마련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전국적·보편적 복지 강화, 광역-기초 간 지방재정부담심의회 설치·운영, 복지자치권과 책임성 강화, 현금성 복지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의 내용을 담기로 했다.

2018년 무산됐던 ‘지방분권개헌’의 불씨도 살려 지방분권개헌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총선공약화 압박을 위한 대국회 및 정당 교섭활동, 국민 공감대 확산을 위한 대국민 홍보 강화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었다.

염태영 전국협의회 대표회장은 "정치권은 지방분권을 염원하는 기초지방정부와 시민사회의 바람과 열정을 끝내 외면했다"며 "21대 국회에서는 지방자치법 개정, 나아가 분권 개헌을 반드시 이뤄 낼 수 있도록 더 힘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수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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