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지역색·이야기 담아 생명력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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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지역색·이야기 담아 생명력 살아난다
의정부 상권활성화재단, 3년간 골목상권에 ‘온기’
  • 신기호 기자
  • 승인 2020.06.05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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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족, 이주민노동자들과 어우러지는 Market in Asia 행사.
다문화가족, 이주민노동자들과 어우러지는 Market in Asia 행사.

전통시장은 백화점과 대형 마트의 등장으로 침체를 겪었지만 민초들의 생명력처럼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전통시장만의 정과 추억을 바탕으로 고유의 정서를 살리기도 하고,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변화를 꾀하며 살아남고 있다.

의정부시의 경우 2014년 상권활성화재단을 설립, 전통시장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역선도시장 육성사업’ 공모에 의정부제일시장·의정부시장·의정부청과야채시장 3권역을 신청해 선정됐다.

이 사업은 역사·문화·관광자원을 연계해 고객 유입을 위한 특화상품을 개발하고, 상인 조직화 및 지역사회 상생을 통해 지역 거점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재단은 2018년부터 3년간 24억 원을 지원받아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활성화를 추진해 왔다.

본보는 3년 차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전통시장의 그간 변화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살펴봤다.

청소년 전통시장 체험 프로그램.
청소년 전통시장 체험 프로그램.

# 의정부제일시장·의정부시장·의정부청과야채시장에 의정부 고유의 색깔을 입히다

1954년 태동해 경기북부 대표적 전통시장으로 꼽히는 의정부제일시장은 633개 점포를 거느린 의정부 최대 상권으로 주민들의 발길을 이끌어 왔다. 제일시장 인근에 있는 의정부시장은 1996년 인정시장으로 등록 후 현재 65개 점포가 영업 중으로 40년 전통의 어묵집, 국내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한 바 있는 명품떡집 등 스타 상점이 즐비하다.

1973년 개장해 69개 점포를 갖춘 의정부청과야채시장은 경기북부권과 서울북부권에서 과일과 채소를 사러 오는 도·소매시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재단은 의정부의 대표 격인 이들 전통시장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상권 내 연계성을 부여함으로써 상생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우선 서로 인접한 의정부제일시장과 의정부시장의 고유성을 높이기 위해 두 시장의 공동브랜드 ‘의정부제일전통시장’을 개발했다. 명칭은 ‘으뜸’을 뜻하는 ‘제일’과 ‘전통시장’을 합해 만들었다. 

전통시장 안에는 멀티미디어 보드를 설치해 새로운 볼거리를 확보하고, 시장 소개와 홍보를 위해 모바일 연계 홈페이지(www.uihope.co.kr)도 구축했다. 특히 공동브랜드와 함께 전통시장을 대표하는 로고와 친근감을 주는 캐릭터도 개발했다. 로고는 ‘으뜸’을 뜻하는 숫자 ‘1’과 ‘장바구니’를 포함하는 모양을 결합했다.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마스코트 캐릭터는 신세대 이미지를 상징하는 ‘신미씨’와 ‘회룡이’다. 신미씨(新+Missy)는 젊은 주부가 이용하는 전통시장의 이미지를 상징하며, 회룡이(回龍이)는 의정부의 역사적 의미를 나타낸다.

이 같은 캐릭터와 공동브랜드는 상인들의 유니폼과 간판, 포장은 물론 앞치마, 부채, 장바구니, 마스크 등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태조 이성계 캐릭터.
태조 이성계 캐릭터.

# 신먹거리 상품 개발, 스토리텔링으로 의정부 전통시장의 매력 알리기

재단은 기존 전통시장의 장점인 ‘듬뿍’, ‘덤’ ‘흥정’이라는 인간미를 모두 느낄 수 있는 공간에 더해 지역 문화와 역사성을 가미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활용했다. 태조 이성계, 신숙주 선생, 정문부 장군, 의순공주, 흥선대원군 등 의정부 역사와 관련된 인물들로 캐릭터를 개발해 의정부 관광지도, 엽서, 필통, 스티커, 마우스 패드, 노트, 손수건 등의 기념품을 제작했다.

특히 의정부 지역 특색을 살린 신(新)먹거리 상품 개발을 위한 공모를 진행, 기존 지역 명물인 의정부대찌개를 응용한 ‘부대로케’(고로케)와 ‘부대번스’(화덕에 구운 빵)를 상표로 등록했다. 두 상품은 지난해 6월 특허출원을 한 뒤 현재 심사를 기다리는 중이다. 

아울러 전통시장 주요 고객으로 해외 관광객, 다문화가족 등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반영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추진했다. 이주민가요제를 비롯해 이주 노동자와 함께 하는 명절 행사 ‘Market in Asia’, 아시아 먹거리 마당 등 외국인들과 어우러지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장보기 외에도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전통시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토요공연 릴레이’를 열기도 했다. 이 공연은 청년음악가, 지역 예술인, 음악방송, 상인 대상 퀴즈와 신청곡을 트는 희망방송 등으로 이뤄져 주말마다 북적이는 시장에 재미를 더했다. 

또한 잠재적 고객층인 청소년을 위해 지난해까지 총 74개 학교 1만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이주민가요제 시상식.
이주민가요제 시상식.

# 생활 속에 녹아드는 전통시장, 국내 및 외국 관광객들에게 고유문화 체험 기회 제공

재단은 의정부청과야채시장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 2018년 60여 명의 상인으로 발족했다. 조합은 농수산물 및 식자재에 대한 공동 구매 및 판매, 생산 등을 함께 하며 상생을 추구한다.

특히 자동화시스템 배추절임 시설을 갖춰 위생적으로 제조한 배추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대표 사업 ‘절임배추사업’을 추진, 올해 시장 내에 ‘김치체험관’을 조성하는 데 이른다. 이는 단순 상품 구매를 넘어 상품에 문화를 더하는 마케팅으로 우리 민족 고유의 식문화 보급·활용과 김치문화의 계승·발전을 통해 전통시장의 이미지를 제고하고자 마련됐다.

청소년을 비롯한 국내 소비자와 외국 관광객에게 고유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구상으로 탈의실, 저온숙성실, 양념준비실, 원재료를 운반하는 덤웨이터 시설 및 강의 실습실로 구성됐다. 직접 김치를 만들어 맛볼 수 있는 시설로, 체험은 물론 계절별 경기지역에 특화된 김치 레시피를 발굴·개발하고 지역 요식업체와 연계하는 등 김치 제조 사업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김치체험관을 중심으로 음식·쇼핑·관광을 하나로 연계하는 체험 패키지 콘텐츠를 구축해 시장 방문객을 유도할 방침으로 이달 중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윤석훈 상권활성화재단 본부장은 "기존 전통시장의 매력에 더해 의정부를 배경으로 하는 다양한 스토리를 발굴·개발해 ‘이야기가 있는 전통시장’을 조성할 것"이라며 "지역의 역사·문화·지리적 요소들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가치와 의미를 증대시켜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등 의정부 전통시장만의 특색을 살려 경기북부권 최대 전통시장으로 재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사진= <의정부시상권활성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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