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길이 소 헐떡거리는 걸 걱정하다<丙吉憂牛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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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길이 소 헐떡거리는 걸 걱정하다<丙吉憂牛喘>
  • 기호일보
  • 승인 2020.06.05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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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상의 역할이 뭔가? 흔히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권좌에 앉은 2인자의 덕목을 이야기할 때 여러 관점이 있다. 촉한의 제갈량은 중국 역사상 명재상의 계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제갈량이 재상의 역할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정리했다. ‘병길우우천’. 이 이야기는 「사기」에 나오는데 전한시대 재상이 병길이 어느 날 행차 도중 싸워 맞아 죽은 시신이 길에 즐비했음에도 왜 싸웠는지 묻지도 않고 지나갔는데, 얼마 후 사람이 몰고 가는 소가 심히 헐떡거리는 걸 보고 ‘소를 얼마나 먼 곳에서 몰고 왔느냐?’고 물었다. 이를 이상히 여긴 측근이 따졌다. "사람이 죽어 나자빠져도 관심을 보이지 않으시더니 왜 소에게는 관심이 많으십니까?" 병길이 대답했다. "싸우다 죽고 다치는 일은 경조윤(서울시장)이 맡아 처리할 일이나 농사철을 앞두고 소가 심히 헐떡거린다면 이는 때와 절기, 즉 음양의 운행이 예년과 다른지 걱정해야 한다. 천하 음양의 조화를 관장하는 것이 삼공의 직분이다." 제갈량은 대소사를 친히 처리한 인물로도 꼽히지만 자신의 역할이 지닌 의미와 영향을 누구보다 세세히 살핀 큰 인물이었다. 21대 국회를 열면서 ‘협치’를 강조하는 촌리의 뜻이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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