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이 국민에게 안정감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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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이 국민에게 안정감 줘야
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법학박사
  • 기호일보
  • 승인 2020.07.02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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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
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

얼마 전 변호사 직업을 가진 어떤 지인을 만났었는데, 평소에 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열렬히 지지하던 사람이었는데 정부를 혹독하게 비판하는 말을 늘어놓기에 놀라면서 그 이유를 물어봤다. 그랬더니 자신의 아들이 비록 명문대는 아니지만 수도권의 유수한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했는데, 졸업한 지 3년이 되도록 취업을 못하고 있어 현 정부의 정책과 능력에 실망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일응 이해가 됐다.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평소 지녔던 정치성향에 관계없이 자신의 생활 속에서 불이익을 당하게 되면 정부와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거두고 비판적 입장으로 돌아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뉴스를 보다 보면 정부가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는 일들이 꽤 많은 것 같다. 부동산 대책의 난맥상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발표하려면 사전에 예상되는 여파를 면밀히 살펴 가급적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또는 최소화되도록) 치밀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줄곧 일단 대책을 터뜨리고 난 후 문제 제기가 있으면 이를 땜질식으로 처방하는 임기응변적 대응을 지속하고 있다. 

당초에는 집값이 급등한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핀셋규제를 한다고 하더니 규제 범위를 계속 넓혀 거의 모든 수도권과 일부 지방마저 규제지역에 해당하게 됐다. 당초 규제의 취지와 기대효과가 의문시 되고, 해당 지역 주민들은 "왜 우리가 규제지역에 포함돼 피해를 봐야 하느냐"고 아우성이다. 풍선효과를 차단하겠다고 두더지 잡듯이 규제지역을 계속 확대시키는 정부의 허겁지겁하는 모습을 보면서 분통을 터뜨리는 국민들이 많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도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전쟁발발의 위험한 고비를 평화모드로 전환시킨 공로가 있다. 그 이후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한반도 평화에 대한 대내외의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그런데 (원인이야 어디에 있든) 이후에 진척된 내용이 별로 없다. 최근엔 북한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남북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하면서 군사행동을 시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다행히 (원인이야 어디에 있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류’ 결정을 내림으로써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게 됐다. 국민들로서는 이러한 일들을 접하면서 "70년 전 이 땅에서 발발했던 한국전쟁의 끔찍한 참극을 또 겪어야 하나"라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외국에서도 우리나라를 여전히 불안정한 나라, 위험한 나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이런 위기상황이 조성되지 않도록 사전에 필요한 대책을 시행했어야 한다. 북한 정권의 불만이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 (맘에 내키지 않더라도)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다방면으로 기울였어야 했다. 그들을 달래든지 설득하든지 뭔가 했어야 했다. 전단을 살포하는 탈북민단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설득을 하든지 아니면 단속을 하든지 해서 이런 위기상황이 급작스럽게 조성되지 않도록 사전에 면밀히 대책을 시행했어야 했다. 

북한이 김여정의 담화를 통해 강경 방침을 내놓은 뒤에 당황해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자니 씁쓸하다. 최근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사태와 관련해서도 정부는 청년들의 불만 원인을 미리 잘 살펴 ‘공정한 대책’을 시행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 이런 부실한 대처 사례들이 현 정부의 행정능력에 대한 총체적 불신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7월이다. 더위에 마스크를 쓰고 지내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국민들에게 정부가 더 이상 짜증나게 하는 일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이 여당에게 압승을 안겨준 것은 국정을 안정감 있게 이끌어달라는 요청이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 정부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때로는 신중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행정 운영의 묘(妙)를 발휘하기 바란다. 행정의 전문성을 드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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