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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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사회
손장원 인천재능대학교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07.03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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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장원 인천재능대학교 교수
손장원 인천재능대학교 교수

마스크 사회이다. 국민은 마스크 구입을 걱정하고, 지도자는 마스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면 지도력을 의심 받는 세상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시민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일이 언제부터 보편화됐는지 궁금해 옛날 신문을 검색해봤다. 1920∼30년대 신문에서 감기 등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한 기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당시에는 흰색 천 안쪽에 거즈를 댄 마스크가 보편적이었다. 거즈 대신 탈지면을 사용하면 호흡이 곤란해져 호흡기가 약한 사람에게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도 보인다. 그런데 기사에 따라 거즈 매수가 2~3매와 6매가 있어 몇 장 넣은 것이 좋은지는 주장이 엇갈린다. 이를 요즘말로 해석하면 거즈는 멜트 블론이고, 거즈 2~3매는 KF-AD, 6매는 KF94가 아닐까. 

마스크 관리 방법을 다룬 내용도 상당히 많다. 마스크와 거즈는 비누로 세탁한 다음 뜨거운 물에 소독하는 방법과 알코올이나 붕산을 섞은 물에 소독하는 방법도 제시돼 있다. 소독 방법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거즈를 매일 교체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마스크 광고도 있었다. 고무밴드 마스크, 가죽제품 마스크 광고는 물론 모자 차양에 투명필름을 댄 모자가 투명마스크란 이름으로 1930년대 신문 광고면을 장식한다. 거즈를 넣어 사용하는 가죽 마스크 가격은 12매에 1원30전이었다. 당시 인천항 부두 노동자 일당이 60전이었으니, 가죽 마스크 가격이 얼마나 비싼 물건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부직포를 이용한 마스크도 이 무렵에 등장했다.

당시에도 마스크 착용에 대한 거부감이 많았던 모양이다. 마스크를 쓰면 코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마시게 되고, 마스크를 쓰면 호흡기가 오히려 나빠지며 보기도 흉하니 마스크는 필요 없다는 논리를 펼친 기사도 있다. 마스크는 유행성 뇌염 방역을 위해서도 쓰였다. 1934년 5월에는 부산에서, 1949년 9월에는 충청도 지역에서 뇌염 예방을 위해 초등학생은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장했다. 오늘날 과학지식으로 보면 한심할 수 있지만, 그때는 신문기사로 등장할 만큼 설득력을 갖췄던 것으로 보인다. 

초기 마스크 대란을 주도했던 KF80, KF94 마스크는 이제 공적 마스크 가격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지만, 비말차단 마스크 구입은 여전히 힘든 걸 보면 마스크대란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한 번 쓰고 버린 마스크 쓰레기도 문제다. 멜트 블론의 주재료인 폴리프로필렌(PP)은 자연 분해에 수백 년이 걸리고, 소각 시 다이옥신 발생하는 물질이다. 코지지대로 쓰이는 알루미늄은 토양 오염원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개발돼도 마스크는 쉽게 벗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는다. 사스나 메르스 때처럼 잠시 왔다 갈 줄 알았던 코로나가 이젠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다시는 코로나 이전과 같은 생활 방식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 한다. 코로나 시대로의 진입으로 마스크는 이제 식료품만큼 중요한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해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K방역 체계를 갖췄다. 지금은 1회용 마스크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관련 기술 발전으로 머지않아 고성능 마스크가 등장해 마스크 공급 부족과 같은 사회 문제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지난 1일부터 비말차단용 마스크가 편의점을 통해 본격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당분간은 공적마스크 공급 초기처럼 혼란이 일어나겠지만, 조만간 안정되리라 한다. 불안한 마음에서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입하고,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길 빈다. 또한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폐마스크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찾아 국민들이 호응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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