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떨어진 인천시 서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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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떨어진 인천시 서구의회
김용식(사)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 기호일보
  • 승인 2020.08.04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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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사)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사)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인천 서구의회가 고소고발로 얼룩지고 있다. 한 구의원이 다른 구의원의 부인에 대한 건을 의정 자유발언을 통해 거론한데서 시작됐다. 구청과 구청 산하기관에 구의원의 부인이 세 번씩이나 채용된 것에 대해 남편이 구의원의 신분을 이용해 청탁을 했거나 그 기관에서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자 지목된 구의원은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발언한 구의원을 고발했다. 이어 고발당한 구의원은 인천지방경찰청에 직원 채용 과정에서 청탁과 특혜가 있었는지 조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냈다. 여기에 피감기관인 서구시설관리공단도 고소고발에 합세했다. 서구시설관리공단이 명예훼손 혐의로 구의원을 고발한 것이다. 공적인 문제 제기에 사적인 고소로 대응한 것은 분명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미숙한 점이 있었다는 것도 드러나고 있다. 피감기관이 어떻게 의원을 고발할 수 있느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진흙탕 싸움을 하는 동안 서구의회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고 피감기관조차 의원을 고발할 정도로 서구의회가 가볍게 보였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소고발은 단기간에 해결될 사항은 아니다. 그리고 의원의 임기는 불과 2년도 안 남았다. 마냥 고소고발에 매달리다 보면 서구의원으로서 해야 할 본연의 업무들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정한 이치이다. 그렇다면 서구의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왜 구의원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해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서구는 지난해 적수사태에 이어 올해 유충수돗물로 인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주민들은 연이어 터지는 수돗물 사태로 인해 망연자실해 하고 있고 창피하고 부끄러워 이곳을 뜨고 싶다고 한다. 주민들은 한쪽에서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외치며 일인시위를 이어가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수명이 다한 소각장을 폐쇄해 달라고 민원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꺼질 줄 모르는 코로나 19 팬데믹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어닥친 유충 수돗물 사태는 지역경제를 마비시킬 정도의 파괴력으로 지역 내 소상공인을 괴롭히고 있다. 이러한 때에 주민의 대표 격인 서구의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주민들은 서구의회에 묻고 있다. 서구의 산적한 현안을 앞에 두고 내홍에 휩싸였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서구의회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의욕이 없어 보인다. 

서구의회는 더 이상의 고소고발을 접고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지방의회의 할 일은 무엇인가? 지역주민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때에 맞게끔 개정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의회 의원 간에 토론을 거치고 총의를 모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서구의회가 사분오열돼 있다면 어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안을 도출해 낼 수 있을까? 서구청이 행정 사무를 잘 하고 있는지 예산이 본래 목적대로 효율적으로 잘 사용되고 있는지를 주민을 대표해서 살펴야 한다. 그러나 의원들의 명예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서구청의 집행부 공무원들이 의원의 지적과 수정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는가? 지역의 집단민원이 있다면 이를 중재하고 주민 의견을 서구청과 중앙정부에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싸움으로 점철된 서구의회 의원을 주민들이 과연 신뢰하며 힘을 실어줄 수 있겠는가? 구청장의 독단이 있다면 이를 견제하는 일이 본연의 역할일 것이다. 그러나 서구의회가 현재 상태로 지속된다면 구청장은 의회를 무시하고 독단을 해도 마땅히 견제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은 자명하다. 서구의회가 자체적으로 조속히 정상화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각 당의 지역위원장 당협위원장이 나서서 이 사태가 진정되도록 독려해야 한다. 서구의회의 현 사태는 이미 지역사회의 큰 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확전을 막고 주민을 위한 생산적인 일에 매진해야 한다. 서구의원 각자가 주민의 대표로 공직선거에 출마할 때 내세웠던 출마의 변을 한번 들여다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때의 초심은 무엇이었고 현재 자신은 어떠한 입장에 있는지를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중간 반환점을 돌아 임기의 종점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때에 서구의원 각자의 관심과 시선이 주민을 향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 현 사태가 지속된다면 누가 맞고 누가 틀리고를 떠나서 서구의회 전체 구성원이 주민의 지탄 대상이 될 것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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