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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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정세국<인천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09.25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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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국<인천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
정세국<인천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

이번 여름은 언제 왔다 물러갔는지 모른다. 코로나19로 인해 정신없이 지내다가 삼복더위를 느낄 새가 없었다. 식당은 사회적거리 두기로 만남 자체가 줄었고 오후 9시까지 영업제한으로 매출이 평소의 반의반도 안 된다. 여기에 더해 길어진 장마와 한반도를 관통한 몇 차례 태풍이 여름을 몰아가 버렸다. 세계적 팬데믹은 8개월여 동안 계절 감각을 무디게 만들었다. 봄이면 흩날리던 미세먼지와 황사도 보이지 않았다. 

 송도 솔찬공원이나 소래포구, 영종도 을왕리 바닷가에는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몰려있는 인파로 인해 마스크를 끼고 옆 사람을 곁눈질해야 한다. 비대면 수업을 듣는 학생과 부모의 바람 쏘임 현장이다. 여름휴가 기간에는 인천 앞바다에서 멀리 있는 덕적도와 백령도 등에는 인적이 드물어 식당 주인의 얼굴이 심각했다. 반면 신도, 장봉도, 무의도 등 가까운 섬에는 많은 나들이객으로 인해 운항 선박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늘려 서비스를 해도 부족한 형편이었다. 장기간 장마나 태풍, 심지어 코로나바이러스도 우리가 겪고 있는 지구변화와 연관돼 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와 기상변화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었다. 하나하나 발생했던 것이 어느새 복합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우리를 더욱 위험에 빠뜨린다. 

 월간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생태학자 엔릭 살라는 "오래전에는 함께 모여 사는 인구 집단의 규모가 작고 이동에도 제약이 있었기 때문에 질병의 감염이 지역 내로 국한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인간은 바이러스가 성공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우리는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다른 생물들의 야생 서식지에 침입해 이를 도시와 농지, 쇼핑몰로 바꾸었다. 현대의 전염병이 창궐하기에 완벽한 환경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셈이다. 코로나19 사태는 환경보호가 부유한 국가만이 할 수 있는 사치행위 혹은 낭만적인 이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줬다"라고 지적했다. 

 우리가 온난화나 기후변화, 기후위기라고 하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어도 ‘소귀에 경 읽기’로 지금까지 해온 대로 살아가려는 우리이다. 가던 길로 매진할 때 모르는 사이 태풍은 더욱 강한 기류가 돼 우리 울타리를 넘고 산사태와 다리를 붕괴시킬 것이다. 국지적 호우는 수백억짜리 기상청 컴퓨터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을 뿐이다. 기상 예보가 맞지 않는다고 투덜거려 봤자 지금 상황에서 정확한 일기 예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는 게 외려 마음이 가볍다.

 더구나 팬데믹 시기 온라인으로 각종 식음료를 주문함으로써 플라스틱 생활폐기물이 20~30%나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에는 구청별 올해 할당량을 이미 채워버린 곳도 있다. 온라인 의존적 생활에 의해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는 지금과 같은 쓰레기 과잉발생에 더해질 것이 뻔하다. 2025년에 종료되는 인천 서구 쓰레기매립지는 계획보다 더 빨리 당겨질 것이다. 분리 배출한 빈 플라스틱 용기는 재활용산업의 재료로 쓰여지지 않고 있어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재활용업체들은 분리 배출된 쓰레기를 재활용하기보다는 하락한 국제 가격의 석유를 원재료로 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한다. 늦었지만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돼 있는 해양환경을 고려해 유리병 회수 시스템과 같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최소로 줄이도록 하는 방안도 시급히 검토해야 한다. 국가별 이산화탄소 감소 목표를 선언케 하고 이를 지키도록 한 파리의정서의 명제 실행을 위한 그동안의 기후변화 방지 행동들이 더 어려워질까 우려된다. 팬데믹이 산업계와 소비자에게 지속가능한 발전 대열에 불참과 외면의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늦었더라도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실천해야 한다. 나 외의 다른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할 때 우리는 점차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질 것이다. 또 다른 새로운 바이러스 발생으로 인해 혼돈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모두 ‘내 탓입니다’라는 고백과 함께 문제 해소를 향해 움직여야 한다. 지구변화는 나와 먼 일이라는 과거의 잣대로는 우리 미래 세대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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