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국가의 행복에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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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국가의 행복에는 이유가 있다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 기호일보
  • 승인 2020.11.16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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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행복을 데이터로 보여 줄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행복도는 얼마큼일까? 국제연합(UN) 자문기관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는 매년 3월 20일 ‘세계 행복의 날’에 국가별 행복지수를 산출해 순위를 매긴다. 흥미로운 점은 북유럽 다섯 개 나라(핀란드·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아이슬란드)가 매번 1~3위를 차지하고 줄곧 10위권에 든다는 거다. 사실 이들 나라의 행복도가 높다는 건 익히 알고 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선 알려진 게 별로 없다. 최근 운 좋게도 내가 속한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가 행복 상위 국가인 핀란드·스웨덴·덴마크 주한대사를 초청, 행복 토크쇼를 진행하면서 이들 나라의 행복 원천에 대해 직접 듣는 기회를 가졌다. 토크쇼의 핵심 내용을 소개해 본다. 

질문:스웨덴의 혁신성장을 이끄는 촉진제로 유명한 라곰(Lagom)과 피카(Fika)란? 

스웨덴 대사:라곰은 편안하고 아늑한 상태를 말한다. 지나치게 경쟁하지 않고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거다. 피카는 커피를 마시고 시나몬빵을 먹으면서 친구나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뜻한다. 스웨덴의 모든 직장에서 제도처럼 자리잡고 있다. 피카를 통해 서로 소통하면서 친밀감과 신뢰감을 쌓는다. 

질문:덴마크는 휘게(Hygge)의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에서도 접목 가능할까?

덴마크 대사:누구나 언제든지 어디서나 휘게를 즐길 수 있다. 휘게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느끼는 단란함을 뜻한다. 친구와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함께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 가는 거다. 

질문:오늘날의 핀란드를 만든 것은 깔사리캔니(Kalsarikanni)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핀란드 대사:깔사리캔니는 ‘술 취한 사람들의 속옷’을 뜻한다. 축하할 일이 있는 날, 집에 돌아와 속옷만 입고 춤을 추며 기쁨과 행복을 만끽한다. 우리가 매번 진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질문:워라밸이 중요하다는 건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실천이 어렵지 않나? 

덴마크 대사:덴마크 행복의 핵심은 워라밸, 즉 일과 삶의 균형이다. 너무 오랜 시간 힘들게 일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그럼에도 덴마크의 생산성은 유럽에서 2위다. 근무시간은 짧지만 효율적으로 일한다. 육아휴직도 아빠와 엄마 모두 52주를 사용하고, 근무유연제 역시 탁월하다. 

질문:북유럽 국가의 행복 비결을 한국인들은 복지라고 생각하지만 현지에서는 한결같이 교육이라고 얘기하는데? 

핀란드 대사:무상교육과 무상의료 혜택 덕분에 북유럽이 행복하지 않나 생각한다. 아프면 언제든 치료받을 수 있고, 교육에 있어서도 원하면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핀란드는 국민 모두에게 필요한 교육이 있다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예산을 편성하기도 한다. 교육에 있어 중요한 게 사회통합이다. 우리는 내전을 통해 화합의 중요성을 배웠다. 이를 계기로 모든 사람의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었고, 사회통합도 가능해졌다. 

질문:한국 사회가 행복해지려면 어떤 것부터 해 나가야 할까? 

스웨덴 대사:한국 학생들은 명문대에 가야 한다고 압박받는데 너무 힘들 것 같다. 약간의 여유를 주면 어떨까? 그러면 학생들이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국가 중 하나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권장하면 좋을 것 같다. 또 하나, 워라밸을 강조하고 싶다. 한국은 유명한 과로 사회다. 15시간씩 일하고 집에 돌아가면 워라밸이 깨지고 만다. 

지난 광복절 경축식 대통령 연설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다. ‘개인이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를 생각한다’는 문구다.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갖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는 헌법 10조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선포도 이뤄졌다. 이를 동력 삼아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진정한 행복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잡길 바란다. 나 역시도 인천 서구에서부터 행복도시의 밑그림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서구의 비전인 ‘클린 서구, 행복한 서구, 함께하는 서구’를 실행하는 것이 곧 행복도시의 실현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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